LP 턴테이블 구매기 (AT-LP60XBT) 구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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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의 싸움에서 져서 결국 턴테이블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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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고 재미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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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가격은 미쳤다
턴테이블이 자꾸 눈에 들어오냐 왜?
이성과 감성의 싸움이 시작되다
턴테이블이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성과 감성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이성적으로 따져봤을때 무의미한 소비에 가까웠다. 나는 음악을 자주 듣는 타입이지만 대부분 디지털 음원으로 해결한다. 이동하거나 다른 일을 하며 음악을 듣지,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해서 듣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LP와 턴테이블은 불필요하다는 이성적 결론이 났다.
턴테이블 후기를 찾아보는 나
이성적인 판단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턴테이블 후기를 찾아보는 나를 발견했다. 턴테이블 산 사람들 사이에 무슨 규칙이 있는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은 후기 영상이나 후기 글을 올려놓았다. 다들 비슷 비슷한 고민 후 턴테이블을 사서 행복해 하는 모습이었다. 영상과 글을 보며 공감을 했고 나 역시 ‘이런 고민 끝에 사면 행복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일단 구매를 하면 LP에 턴테이블에 스피커까지 사야했으므로 낭비라는 생각이 앞섰다. 낭비는 낭비니깐.
영상 속 행복에 져버리다
그러다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는 한 영상을 보면서 부터다. 위의 영상인데 엄청 행복해보였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미친듯이 행복해보인다. 턴테이블 틀어놓고 제대로 즐기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 영상에 설득당해 턴테이블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 우리가 구매하는 것 중 엄청 따져서 구매하는 게 몇이나 되겠는가. 행복하면 되었지. 나도 그 행복을 사고 싶었다.
결국 지른 턴테이블, 의외로 또 다른 맛이네?
AT-LP60XBT 턴테이블을 사다
결국 턴테이블을 질렀다. 내가 산 턴테이블은 오디오테크니카사의 AT-LP60XBT였다. 우선 해당 턴테이블을 저가형 턴테이블을 추천하는 글들이 많았으며 색이 이뻤다. 올 화이트라니. 개인적으로 과거 좋아했던 오디오테크니카 제품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블루투스 안되는 버전이 10만원대로 쌌고, 검은색 버전이 몇 만원 더 쌌지만 이왕 감성으로 사는거 제일 마음에 드는 걸 사고 싶었다.
일상의 새로운 배경음이 되다
배송이 오자마자 집에 설치하고 음악을 들었다. 예상외로 LP로 듣는 음악은 새로운 맛이 있었다. 보다 배경과 어우러진다 해야하나? LP한장 올려두고 다른 일을 하면 딱 좋았다. LP가 주는 부드러운 음색이 배경음처럼 깔렸다. 아마 다들 이런 맛에 사나보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또 청소를 하며 그냥 틀어두었다. 집이라는 공간에 음악이 더해진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음악을 고르는 기준도 방식도 바뀌었다
턴테이블을 사고나서 음악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LP를 들을 때는 배경음처럼 틀어놓다 보니 음에 집중할 수 있는 음악들을 많이 사게되었다. 카페에서 들려오는 그런 음악들. 거기다 음악을 듣는 방식도 바뀌었다. 최근에는 그저 플레이리스트 기준으로 랜덤하게 음악을 들었는데, 턴테이블을 사고나서는 LP을 사야하다보니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나서게 되었다. 보다 내 음악적 취향을 확고하게 알게 되었다고 해야하나. 그런점에서 꽤 음악이 새롭게 다가왔다.
다 좋지만 가격은 이해가지 않는다
주변에 턴테이블을 추천하냐고 하면 왠만하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물론 감성도 음악도 다 좋지만 가격구조가 기형적이기 때문이다. 턴테이블과 스피커야 조금 비싸도 오래 쓸거니 그러려니 한다. 턴테이블도 기능면에서 해당 가격대인게 이해안가긴 하지만. 문제는 LP다. 너무 비싸다. 다른 매체보다 더 좋을 것도 없는데 그 희귀성 탓에 프리미엄이 붙어서 엄청 비싸다.
새로운 LP가 공급이 적어서 비싼 가격에 유통 되는건 뭐 어느정도 이해는 한다. 그런데 오래된 중고 LP들의 가격이 몇십만원대에 거래되는 건 너무하다 싶다. 조금만 인기있으면 60만원도 넘어선다. 싯가처럼 매장에서 가격이 올라가는걸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LP를 사용하지 않고 되팔이하려는 목적으로 모으는 사람이 많다. CD나 티켓처럼 수량도 많지 않으니 프리미엄이 쉽게 붙고, 인기가 없어서 재발매할 일도 없다. 감성에 붙어서 말도 안되는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