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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회고록_첫째도 둘째도 사람이다

스타트업 코파운더로 있던 3년간의 경험을 정리해보고자 쓰는 회고록이다. 2명에서 시작하여 20명 규모의 회사로 키우는 과정에서 겪게 된 프로젝트와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다. 회고록을 통해 스타트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 어떤 점들이 필요했는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회사는 결국 개인들의 집합이다

스타트업은 직원 수가 적다. 중소기업보다 더 적다. 사람이 적다는 것은 한 두명의 발언이 가지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라는 것을 뜻한다. 사람이 많으면 희석될 일도 사람이 적다면 중요한 의견이 된다. 바다에는 한 방울의 물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웅덩이에서는 다르다. 한 방울도 웅덩이를 바꾼다.
회사는 결국 개인들의 합이다. 각 개인들이 만든 결과물이 회사가 된다.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 책을 보면 직원 고용의 중요성을 첫 챕터로 배정했다. 넷플릭스가 ‘규칙 없음’을 강조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규칙 없이 잘할 수 있는 직원을 뽑는 데에 있었다는 것이다. 회사는, 특히나 스타트업은 각 개인들의 영향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넷플릭스 ‘규칙 없음’은 넷플릭스가 어떤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 준다. 무한한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으로 이루어지는 넷플릭스 이야기가 흥미롭다.

스타트업에서 왜 사람이 중요할까? 맨 파워 때문에?

스타트업은 맨파워가 중요하다. 회사가 처음부터 기술력을 갖춘 곳은 찾기 힘들다. 보통은 사람에 의해 굴러가고 가꾸어진다. 스타트업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 맨파워 때문일까? 맨파워보다는 리스크적 측면에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단 한 명이 모든 걸 망칠 수 있다. '넷플릭스 규칙 없음'을 보면 집단 내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을 경우, 집단의 평균이 상위 집단에 맞춰지는 게 아니라 하위 집단을 기준으로 맞춰진다고 한다. 우수한 성적을 내던 집단도 단 한 명의 문제아가 있으면 결국 그 문제아를 기준으로 하양 평준화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집단 내 문제아의 행동이 용인된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도 다른 사람들이 업무 퀄리티의 기준을 낮추게 된다. 단 한 명이 이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는데, 그 문제아들이 집단을 이룬다고 생각하면 더 심각한 이슈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의외로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해체되는 회사가 많다.

좋은 사람은 어떻게 뽑아야할까?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서 우선 ‘좋은 사람’의 기준을 정해야한다. 어디에서나 좋은 사람은 귀하다. 그런 사람을 구하기는 힘들다. 마치 결혼 상대로 평범한 조건을 ‘and’로 두어 0.1%의 배우자를 찾는것과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에서는 우리 회사에 맞춘 ‘좋은 사람’을 찾아야 한다.
좋은 사람은 ‘사람’에 달린 게 아니라 ‘회사’에 달렸다. A라는 회사에서는 좋은 직원이었을지 몰라도 B라는 회사에서는 문제만 일으키는 직원일 수 있다. 회사마다 지향하고자 하는 문화와 업무 방식이 다르다. 때문에 좋은 직원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를 고려해 색에 맞은 직원을 뽑아야 한다.
단순히 스펙이 좋다고 색이 다른 직원을 뽑으면, 오히려 문제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좋은 직원을 뽑지 못하는 이유는 회사도 회사가 어떤 걸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회사의 문화와 방향성, 업무방식이 명확하지 않으니 이에 맞는 사람도 뽑기 힘든 것이다. 보통 회사가 규정해 줘야 할 부분에 대해 고민 없이 사람을 뽑다 보면, 결국 어중이떠중이들만 모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