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명리학, 왜 배우게 되었나
사람을 뽑는 건 언제나 어렵다
스타트업에서 사람을 뽑는 일은 쉽지 않다. 애초에 일반 기업만큼 능력이 출중한 몇명으로 추릴 수 있는 지원군이 안모일 뿐더러 사회 초년생이 많아 경력을 통한 유추도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괜찮은 후보 몇명을 면접까지보고나서도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인원이 적기에 각 개인의 영향력이 큰데 아무나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애매하다고 미루기에는 상황이 넉넉치 않다.
최종의 최종에는 괜찮은 사람 2~3명 사이에서 고민하기 마련이다. 기타 다양한 요건을 들어서 골라낼 수도 있지만 그런 요건들로 뽑힌 사람들이 초기 멤버들 사이에서 잘 적응하냐는 다른 문제다. 업무와 친화는 별개의 문제다. 어렵사리 고민해서 몇번 뽑은 뒤 충격적인 일들로 해고를 한 이후 더 사람을 뽑는데 망설이게 되었다.
장난삼아 사주 명리학을 적용해볼까?
그러다 우연히 관상이나 사주를 통해 직원을 뽑는 회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웃고 넘겼지만 실제로 적용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사주 명리학을 배웠다. 어플리케이션인 좌파 명리학을 다운받아 사용하며 사용자카페에서 사용법을 배웠다. 제대로 사주 보는 법을 배우려면 본질과 이치를 알아야겠지만, 우리는 실전 적용이 필요했기에 ‘사용법’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물론 사주를 배우고 써먹었다고 해서 이걸 전적으로 사용했다는 뜻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참고정도로 보았다. 다른 것보다는 기존에 있던 멤버와 궁합이 맞는지, 크게 뒤흔들 살은 없는지에 주목했다. 물론 좋은 사람이 있다면 사주는 보지 않고 뽑았다. 그렇게 실제로 사람을 뽑기 전에 보거나, 뽑고 나서 보며 의도치 않은 추적 검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꽤나 흥미로운 결과를 만나게 되었다.
실제 적용해본 사주는 이랬다
자신의 사주가 가진 경향성은 대체로 따라갔다
사주는 통계라고 한다. ‘과거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향성을 보였으니 이런 유형은 이렇다’란 느낌이다. 신기하게도 대부분 경향성 자체는 따라갔다.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틀리더라도 사주가 가진 큰 흐름 자체는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점에서 5행과 십간으로 정해지는 본원은 꽤 잘 들어 맞는 듯했다. 두루 뭉실하게 사주를 풀면 대략 그 큰 틀에서 벗어나는 삶은 잘 보지 못했다.
사주가 가진 큰 살은 좋은 쪽이나 나쁜 쪽으로 드러났다
큰 신살을 가진 사람이 있다. 백호살, 괴강살, 현침살 등 꽤 강한 기운을 타고난 사람이 있다. 해당 사람들의 경우 좋은 쪽이던 나쁜쪽이던 결국 그 기운을 쓰는 듯 했다. 좋은 쪽으로 풀리면 강한 기운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나쁜 쪽으로 풀리면 강한 기운으로 더 큰 문제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처해진 상황이 좋지 않을 수록, 본인이 위기감을 느낄수록 안좋은 쪽으로 기운이 나아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물론 해당 신살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사주라는 게 보다보면 음양과 순환이 있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나쁨은 없다. (하지만 더하고 덜함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나 저라나 강한 기운이기에 조심하는 편이 좋다 정도의 생각은 든다. 칼 역시 잘 쓰면 도구이지만 악의를 가지고 쓰면 흉기이듯이 말이다.
같은 사주라도 보여지는 방식은 달랐다
사주를 보고, 사람을 보며 결국 같은 기운이라도 모두 다르게 드러났다. 인품이 훌륭하면 제왕의 겁재가 ‘유재석’ 같은 리더십이 될 수 있다. 반면 인품이 미천하면 제왕의 겁재가 ‘히틀러’ 같은 독재자로 드러날 수 있다. 때문에 같은 사주라도 각 개인이 어떤 성품으로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따지고보면 MBTI도 그러하다. 같은 ENTP라도 누구에게 보여지냐에 따라,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다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사주가 좋고 나쁘고는 없지만 그 사람이 좋고 나쁘고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주라도 본인이 나쁜 선택을 통해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면 좋은 사주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쁜 사주라도 할지라도 본인이 노력하여 인품을 갈고 닦고 노력한다면 좋은 사주보다 더 기꺼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사주를 실제 봐주며 경험한 에피소드를 풀어보려 한다
이래저래 사주를 봐줄일이 많았다
사주를 공부하고나서 주위에 사주를 봐줄일이 많았다. 사주를 볼줄 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자기도 봐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사실 남의 사주 봐주는 게 그다지 즐거운 일은 아니다. 좋으면 상관없으나 나쁘면 말해주기도 힘들고 듣는 이도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개인의 불호와는 다르게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의 사주를 보게 되었다. 대부분이 주위 사람이다 보니, 그 사람이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경험한 에피소드를 통한 사주 이야기
그래서 ‘그간 주위 사람을 봐주며, 이랬던 사주의 사람이 이렇게 되었다.’의 이야기를 하면 재미있지 않겠나 싶어 정리해보려 한다. 본인도 사주를 무슨 법칙이나 예견처럼 믿진 않는다. 반은 재미고 반은 상담 정도의 느낌이다. 그렇기에 혹여나 사주나 타로 등에 너무 정성을 쏟진 않았으면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사주보다는 개인의 삶에서 한 행동과 노력이 더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