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시디언에 대한 ‘글 작성’ 측면에서 본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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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꾸미고 수정하는 데는 매우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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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의 세팅 조차도 귀찮은 사람이라면 옵시디언이 안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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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글을 함께 작성하고 공유할 일이 많다면 옵시디언은 최악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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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 글쓰기로 나만의 지식 보관소를 만들려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옵시디언(obsidian) 사용할 때 느낀 단점
옵시디언 열풍이라는데…?
늘어난 옵시디언 추천
자기개발, 생산성 영상들을 보다보면 옵시디언 추천이 늘었다. 해당 영상들에는 옵시디언을 최고의 노트 및 메모앱이라며 홍보를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노션, 에버노트, 베어 등의 노트를 쓰던 유저들도 많이 넘어갔다는 후기 글을 볼 수 있다.
옵시디언은 확실히 강력한 기능을 탑재한 노트앱이다. 모든 데이터가 로컬에 저장되어 지식의 온전한 소유가 가능하고, 수 많은 플러그인을 지원한다. 마크다운 기반이라 노트 앱 특유의 포맷으로 추후 글 이식으로 문제 생길 일도 없다.
옵시디언의 최대 장점인 지식의 연결. 그래프 뷰를 통해 연결된 글들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옵시디언의 최고 장점이라고 한다면 백링크로 연결해 자신만의 그래프 뷰를 만드는 것일테다. 노트들의 키워드 등을 연결해 하나의 지식 생태계를 만든다. 세컨드 브레인 저자의 P.A.R.A 정리법에 잘 맞는 방식이기도해서 해당 정리법에 따라 옵시디언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옵시디언 나만 불편할까?
옵시디언 추천을 받아 직접 써보았고 꽤 열심히 써보다가 결국 포기를 했다. 사용하면서도 원하는 기능이 모두 들어간 노트 앱임에는 부정할 수 없었다. 원래 Workflowy를 오래 써서 아웃라이너 방식의 글 쓰기를 좋아하기도 했으며, 로컬에 글들을 모두 저장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 본인이지만 솔직히 오래 쓰다보면 각종 오류를 접하게 되기 때문에 온라인 저장 방식을 그다지 신뢰하진 않는다. 그런 면에서 옵시디언의 저장 방식은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최고다.
옵시디언을 본인이 불편하게 느꼈던 이유는 사용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단순 정리와 데이터베이스화 보다는 글을 쓰려고 했기 때문이다. 글을 작성하는 데는 딱히 수 많은 기능이 필요 없기도 할 뿐더러, 일부는 옵시디언의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옵시디언을 ‘글 작성’의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글 작성과 수정에 친절하지 않다
글 작성할때 거슬리는 마크다운
글을 작성하면 마크다운 언어도 함께 보면서 해야하는데 꽤나 신경쓰인다
옵시디언은 마크다운 언어를 지원한다. 에디터 화면을 보면 작성한 글 외에 각종 마크다운 문법도 보이는 걸 알 수 있다. 마크다운 문법이 익숙해지면 불편하진 않다. 애초에 간단하기도하고, 플러그인을 통해 버튼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글 작성할때마다 표시되는 내용과 함께 마크다운 문법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지와 글이 섞여 있고, 글에도 다양한 효과가 들어간다면 꽤나 복잡한 모양새가 된다. 마치 html 문서를 보듯이 수 많은 마크다운 문법 사이에 내가 쓴 내용을 찾아야 한다.
글을 수정할때면 손이 많이 간다
간단한 지식 정리용으로 사용하면 상관없지만, 글을 작성하면 같은 글을 수정할 일이 많다. 약식의 퇴고를 거치는 것인데 이때마다 마크다운 문법의 불편함은 배가 된다. 문장을 이리저리 옮겨야 할때도 있고 순서를 바꿔야할때도 있는데 이때 간단한 복사 붙여넣기로 끝나는게 아니라 마크다운 문법도 신경써줘야 한다. 수정할때마다 내용뿐만 아니라 마크다운 문법도 같이 이리저리 옮겨야 하는게 꽤 수고스럽다. 수정하는 방식이 직관적이지도 않다.
반복되는 세팅, 배보다 배꼽이 크다
플러그인으로 지원하는 강력한 기능은 직접 세팅
옵시디언이 강력한 기능을 많이 지원하는 건 맞지만 모두 직접 세팅해야한다. 그래서 옵시디언을 사용해보고자 하는 사람은 각종 영상과 블로그를 보며 세팅을 한다. 세팅에 오래 걸리는 건 아니지만 일단 무언가 직접 세팅을 만져야 한다는 것 부터가 진입 장벽이다. 거기다 테마도 직접 만질 수 있어서 원하는 디자인과 글 간격을 원한다면 더 많은 공수를 들여야 한다. 세팅 기능이 존재함으로써 은근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자꾸 이래저래 건드리게 되는 건 사람 심리인것 같다.
플러그인들이 비공식이 많다는 점의 불안함
옵시디언의 코어가 아닌 커뮤니티 플러그인 탐색 화면. 사람들이 플러그인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옵시디언에서 제공하는 플러그인들은 일반인이 개발해 제공하는 것들이 많은데, 꽤 오래전에 업데이트 된 플러그인도 많아 솔직히 걱정된다. 플러그인간의 충돌도, 업데이트 중단도 감수해야한다. 열심히 세팅한 뒤에 뭔가 꼬인것 같으면 플러그인을 하나씩 꺼보면서 테스트해봐야한다. 비공식이기 때문에 어떠한 보장도 없다. 개발자분들은 직접 필요한 기능을 넣어서 만들기도 하던데 그렇게까지 쓰면 또 다를지 모르겠다.
로컬이라서 공유와 동기화 한계 명확
로컬의 장점이자 단점은 공유와 동기화
유료 싱크 가격과 옵션들.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sync plus는 이용해야한다.
로컬 데이터 저장의 장점은 데이터의 온전한 소유다. 그리고 최대 단점은 공유와 동기화다. 옵시디언은 유료 sync(동기화) 기능을 제공한다. 가장 싼 가격으로 하면 4달러 정도인데 이때 제공되는 스토리지가 1GB라서 상당히 빈약하다. 최대한 이미지나 파일을 별도 스토리지에 저장했다가 가져오면 되겠지만 꽤나 귀찮아진다. 그래서 제대로 sync 기능을 사용하려면 plus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게 8달러다. 현재 환율로 12,000원 정도 된다. 노트 앱 사용치고 꽤나 부담되는 가격이긴 하다.
무료로 동기화를 할 수 있는데 애플이라면 icloud를 통해 편하게 할 수 있겠지만 윈도우 안드로이드 환경이라면 플러그인을 활용해 동기화 세팅을 해야한다. 거기다 윈도우 맥 안드로이드 ios를 쓴다면 동기화는 훨씬 복잡하다. 플러그인을 통해서 클라우드에 동기화하는 걸 넘어서, 폰 내에서도 별도 세팅을 해야한다. 절차를 보면 포기하고 유료 sync 구매를 생각해보게 된다. 동기화 자체도 실시간으로 되지 않아서 동시에 편집하는 행위는 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글을 공유할때도 세팅이 필요한데 직접 git 서버를 돌리던가 플러그인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직접 git 레퍼지토리에 글을 올려 공유가 가능하게 세팅하는 방식은 복잡하다보니 플러그인 활용을 많이한다. 이 공유 플러그인도 일반인이 제공하는 것이고 개인 사설 서버이기 때문에 언제까지 지원할지 모른다는 한계점이 있다. 문제가 발생해도 처리에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옵시디언(obsidian)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좋다
옵시디언이 모두에게 완벽한 노트앱은 아니다. 글 작성과 해당글에 여러 이미지나 강조를 넣으려고 한다면, 수정이 잦다면 옵시디언은 안좋은 노트앱이다. 반면 정리와 함께 실용적인 용도의 글을 많이 쓴다면 옵시디언은 최고의 선택이다. 에버노트 사용자보다는 기존 아웃라이너 서비스 사용자가 더 적합한 사용자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