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은 왜 유행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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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은 만년 유망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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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험 그 이상을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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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해보이지 못하는 모습과 망가지는 화장과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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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멀미의 지독한 굴레
VR 시장은 대체 언제 터질까?
만년 유망주 VR
VR 기기와 콘텐츠의 첫 등장 이후 VR은 늘상 유망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누구나 VR이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건 믿었지만 동시에 쉽게 대중화되기 힘들것이라는 것도 믿었다. 이번 해는 다르겠지라는 말과 함께 유망주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게 n년째다.
Meta와 Apple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VR
언제 VR 시장이 터질까 싶지만, 최근의 성장세를 보면 조금 더 걸릴 듯 하다.
Meta (구 페이스북)에서는 Oculus 시리즈로 시작해 VR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Meta가 VR시장을 이끌어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사명까지 'Meta'로 바꾸며 노력했지만 성과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 이후 Apple의 비전 프로 소식과 함께 해당 기기가 전환점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출시 이후 확인한건 시장의 엉덩이가 무겁다는 것 뿐이었다. 최근 2년간 꾸준한 역성장을 보이며 VR 시장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VR이 대중화되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새로운 경험 그 이상을 주지 못하다
한번씩 뛰어난 VR 콘텐츠가 나오긴 하지만, 일상의 반복적 사용이 유도되는 VR 서비스는 없다.
VR을 처음 접하면 신선하고 새롭다. 입에서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특히 최근에 나오는 오큘러스 퀘스트3의 콘텐츠를 체험해보면 퀄리티도 수준급이다. 그래서 첫 한달간은 신기하게 이것저것 많은 기능들과 콘텐츠를 시도해본다. 그러나 단지 그뿐이다. 이후 반복적인 사용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VR은 새롭지만 필수적이지 않다. 수 많은 대체재가 존재한다. 그리고 대체재들은 더 간편하고 강력하다. VR이 아무리 신기해도 영상에서는 스마트폰을, 게임에서는 콘솔을, 업무에서는 데스크탑을 이기지 못한다.
VR이 넘지 못하는 ‘굳이’의 벽
VR뿐만 아니라 모든 실감 콘텐츠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AR, VR, XR 모두 ‘굳이?’의 벽을 넘지 못한다. 다른 방식으로 더 편하고 싸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데 굳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가? 물론 새롭고 신기하다. 근데 굳이 반복적으로 해당 방식을 이용해야할 이유가 없다. 사람들에게 불편을 감수하게 하려면 보다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하다. VR은 그런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다.
오직 VR을 위한 별도의 기기 구매
VR을 시작하려면 일단 기기를 사야한다. 오직 VR을 위한 기기다. 콘솔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오직 게임을 위한 기기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것인데, OSMU가 가능한 데스크탑이나 스마트폰에 밀린다. 별도의 콘텐츠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생각외로 까다롭다. VR기기가 싸지도 않다. Meta에서 저가 정책으로 기기 보급을 위해 힘쓰지만 웬만한 저가 스마트폰 정도의 가격을 주긴 해야한다. 가격의, 특히나 특정 목적 장비의 가격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다.
착용하는 순간 망가지는 머리와 화장
VR을 외부에서 쓰면 이렇게 화장이 안 묻게 마스크를 덧대는 데 화장을 한 사람은 제대로 번진다.
외부에서 VR을 사용하기 힘든 이유는 착용 후 망가지는 머리와 화장 때문일 것이다. 조금만 격한 VR 콘텐츠를 즐기며 제대로 망가진다. 얼굴은 HMD로 인해 비벼져서 화장이 번지고, 머리는 HMD 무게로 꾸욱 눌린다. 안경을 끼는 사람은 안경을 끼고 HMD를 사용하는데, 그렇게되면 안경 자국이 강하게 남는다. 이러나 저러나 외부에서 한번 VR을 체험하고 나면 그후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된다.
쿨해보이지 않는 모습
어떤 사진을 찾아보아도, 실제 착용해보아도 웃기게만 보이는 VR 착용 모습
VR을 하고 있는 모습은 쿨하지 않다. 쿨하지 않은 걸 넘어서 웃기게 보인다. 이건 AR 글래스도 마찬가지인데, 거대한 장비와 착용자에게만 보이는 콘텐츠로 인해 플레이 모습이 코믹하다. 쿨해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특정 기기의 사용에 큰 장애로 작용한다. 삼성 스마트폰이 절대 넘지 못하는 것이 아이폰의 ‘쿨함’이 주는 멋이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이 삼성 스마트폰에 대해 아저씨 스마트폰 같다고 구매를 망설이는 것이 그 예시다.
VR 멀미의 장벽은 높고 험하다
VR의 대중화에 가장 큰 장벽이 되는 부분은 VR 멀미일 것이다. VR 멀미를 한번 겪어본 사람은 다시 VR을 즐기기 힘겨워할 정도다. 일반적인 멀미보다 빠르고 또 오래간다. 실제 환경이라고 속이는 VR의 특성과, 실제 물리적 상호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괴리가 멀미를 만든다. VR 멀미는 사람에 따라 정도와 빈도가 다른데, 심한 사람은 잠깐의 플레이만으로 VR 멀미를 경험한다. VR 멀미를 극복하려면 멀미를 느끼더라도 높은 빈도로 사용해야 하는데, 고문에 가깝게 느껴진다.
VR의 대중화는 MR 안경의 형태가 되지 않을까?
결국 VR의 대중화는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VR 상에 킬링 콘텐츠가 매우 적다는 것도 문제지만, HW 역시 문제다. 안경처럼 훨씬 일상적으로 착용할만한 물건이 되어야 한다. 스마트폰이 랩탑 정도 크기 였다면 이정도로 대중화될 수 없었다. 대중화되려면 더 가볍고 착용이 편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기술의 장벽이 크다.
HW가 발전하면 현재의 AR 글래스를 넘어서 MR 글래스가 보편화되고 VR도 여기에 편입되지 않을까 싶다. VR과 MR을 왔다갔다하며 사용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정도로 간편해지면 현실을 확장시키는 필수적인 액세서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