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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 리뷰 _ 최고였고 최악이었다

화산귀환 총평 : 해남 이전까지는 최고의 웹 소설
초반 청명이 성장하는 파트는 감상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가 뛰어나다
장일소의 등장과 함께 무한 분량 늘리기가 시작된다
분량이 늘어나며 전개와 연출의 반복이 시작된다

무한 분량 늘리기로 최고를 최악으로 만든 웹 소설 _ 화산귀환

망해가는 화산파, 돌아온 청명

웹 소설 ‘화산귀환’은 죽음 이후 돌아온 청명이 주인공이다. 과거 화산제일검이라 불리던 청명. 마교의 발호로 피 바람이 불던 무림에서 마교와의 싸움을 이어간다. 무림맹의 희생을 발판 삼아 청명은 결국 천마의 목을 베고, 자신도 죽게된다. 끔찍했던 마교와의 싸움 이후 평화 아닌 평화를 되 찾은 무림맹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당시 마교와 싸우기 위해 가장 큰 희생을 치뤄야 했던 화산파는 졸지에 무림맹의 지위도 잃고 힘도 잃은 뒤 몰락의 길을 걷는다. 가장 큰 희생에 그 어떠한 보답도 없었던 것이다.
청명은 어째서인지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새 삶을 얻게 된다. 과거의 기억을 따라 화산파로 돌아온 청명은 망해가는 화산파를 보게 된다. 지금의 화산파가 몰락하는 것에 대해 분노함과 동시에 죄책감을 느끼는 청명은 자신이 직접 다시 화산파를 일으켜 세우기로 다짐한다. 화산파에 실전된 무공을 찾아주고, 돈을 벌어주며 안팎으로 화산파를 챙긴다. 그렇게 화산을 키워가던 도중 다시한번 마교의 소식을 접하게 되고, 운명의 이끌림을 느끼며 다시 한번 천마와의 싸움을 준비한다.

액션, 감동, 재미 모두 놓치지 않았던 초반

화산귀환의 초반만 하더라도 최고의 웹 소설이었다. 전투, 개그, 감동 어느 하나 빠지지 않았다. 보통 웹 소설을 보다보면 어느 한 부분이 빼어나면 다른 부분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경력이 많은 작가가 쓰는 게 아니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보일 수 밖에 없다. 화산귀환은 작가 ‘비가’의 세번째 작품이고 또 독기를 품고 쓰다보니 최고의 아웃풋을 뽑아냈다. 아마 대부분이 초반 한정해서는 화산귀환을 인정할 것이다.
화산귀환의 매력은 공감대 형성인데, 작가가 워낙 치밀하게 인물과 배경을 묘사하다보니 독자들도 해당 세계관에 빠져들게 된다. 망해가는 화산파와 이를 바라보는 청명의 절절한 마음이 웹 소설 밖까지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감동적인 에피소드에서는 눈물까지 흘리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방식의 묘사가 후반에는 단순 분량 늘리기로 활용되고 있지만 말이다.

웹 소설의 연금화, 무한 분량 늘리기

웹 소설의 전개를 늦춰 분량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순위권에 진입한 웹 소설의 경우 월 단위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예정보다 에피소드를 질질끈다. 화산귀환의 경우 너무 눈에 보이게 분량 늘리기를 한다. 아마 대다수의 독자들이 무식한 분량 늘리기에 지쳐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1,000화까지는 그래도 욕을 하면서 보기라도 하는데 그 이후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분량을 늘린다. 분량 늘리기가 시작되는 건 첫 화산의 봉문 이후부터인데, 거짓말 안하고 몇개 에피소드를 건너뛰고 봐도 스토리 이해에 문제가 없다. 각종 묘사와 상황 설명을 하며 매화를 떼우는 데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현재 1,700화를 넘게 나오고 있는데 아무리봐도 그 이전에 끝났어야할 소설이었다. 마교의 첫 등장이 초반부 였고 당연히 이후 마교와 천마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여기에 사파와 장일소를 끼워 넣으며 마교를 뒷전으로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무한 분량 늘리기가 시작되었다. 급작스럽게 사파의 볼륨이 커지며 다시 사파 중심의 배경 설명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당연히 중심 전개는 진행되지 않는다.

분량이 늘어나면서 지루해지는 연출과 전개

분량을 억지로 늘리며 내용 자체가 굉장히 지루해졌다. 과거에 보여줬던 전개를 인물과 세력만 바꿔서 계속 써먹고 있다. 초기 작품을 시작할때 예정된 분량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그걸 넘어서니 스토리를 울궈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묘사가 장점인 작품에서 묘사마저 반복을 하니 그 지루함은 배가 된다. 매번 청명이 싸울 때면 매화 잎이 흩날리는 묘사가 나오는데, 이게 몇 십번은 나온다. 템플릿을 만들어다가 복붙을 하는 느낌이다.

작품이 아닌 상품이 되었을 때

웹 소설의 연금화는 유명하다. 많은 인기작들이 내용을 질질 끌며 에피소드를 늘려간다. 신작을 내면 성공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물론 인기작을 쓴 작가라며 어느정도 초반 인기 몰이를 할 수 있으나, 또 새롭게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인기작을 끝내지 않으려 발버둥 치게 된다. 결말이 나지 않으면 인기가 좀 떨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결제를 해주기 때문이다.
웹 소설을 연금처럼 활용하려 하는 이런 모습은 ‘작품’을 ‘상품’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상품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상품이기 때문에 자본에 따라 움직인다. 작품이라면 작가가 자신의 결과물을 해치지 않는다. 하지만 상품이라면 다르다. 자신의 상품의 이미지를 안좋게 만들더라도 수익이 더 크다면 충분히 고려할 전략이 된다. 한국 웹툰과 웹소설의 성장이 참 좋긴 하지만 동시에 모든 콘텐츠가 ‘상품’으로 전락하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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