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홈즈의 위상
셜록홈즈가 나온지도 벌써 120년이 지났다. 120년 전에 나온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홈즈는 종종 이야깃 거리로 등장한다. 홈즈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영화, 드라마, 소개책자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제작된 영국 드라마 '셜록'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홈즈'라는 캐릭터가 아직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늘날 다시 이어지는 홈즈의 추리
셜록홈즈 재단에서 최근에 홈즈의 원작 이야기를 이어가는 시리즈를 내고 있다. 작가는 '앤터니 호로비츠'라는 셜록홈즈 재단 공인 작가로 재단에서 인정한 만큼 뛰어난 이야기 전개가 발군이다. 벌써 두편의 책을 냈는데,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두 번재 작품인 '모리어티의 죽음'이다.
셜록홈즈의 라이벌 모리어티
모리어티 교수는 셜록의 라이벌인 최악의 범죄자다. 어벤져스로 빗대면 타노스라 할 수 있다. 수학적 천재성을 통해 사건을 계획하고 지하세계를 이끌어가는 그의 모습은 흡사 '마왕'같다. 셜록이 싸우게 되는 수 많은 악당들과 사건들 배후에는 모리어티가 있었고, 때문에 모리어티와의 싸움은 영국 전체의 악과 맞서 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셜록홈즈의 마지막 인사'라는 작품을 보면 홈즈와 모리어티의 결투가 나온다. 이때 코난 도일은 셜록을 진짜 죽이려 했다. 이유도 황당한데 셜록이 너무 인기 있어서. 작가가 캐릭터에 질투를 느껴서라는 이상한 이유로 살인을 도모했다. 물론 팬덤의 원성에 다시 살려내게 되지만 말이다. 이로 인해서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모리어티 교수와의 결투 전과 후과 상당히 엉성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코난 도일은 셜록을 진짜 죽이려 했다. 어이 없게도 말이다.
모리어티와의 결투 그 빠진 연결 고리
이 작품은 모리어티와 관련하여 빠져있던 고리를 채워주는 작품이다. 작품은 셜록과 모리어티의 대결 직후로 부터 시작하여 셜록이 사라졌던 기간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보여준다. 당연히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알겠지만 영국과는 동떨어진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셜록과 모리어티의 대결에 부족했던 퍼즐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지는 결말이 압권이다.
홈즈의 팬이라면 전작이 실크하우스의 비밀부터 시작해 꼭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그동안의 영화와 드라마들이 채워지지 못한 셜록의 빈자리를 이 시리즈가 채워줄 것이다.
미스테리가 주는 근본적인 재미를 잘 살린 웹 소설 _ 괴담호텔 탈출기
어느날 호텔에서 눈을 떠보니 각종 괴담을 마주하게 되었다
웹 소설 ‘괴담호텔 탈출기’는 노벨피아의 작품이다. 22년도에 연재를 시작하여 현재도 연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800화가 넘는 분량을 자랑한다. 이 웹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는 흔히 ‘회.빙.환’이라 불리는 회귀 빙의 환생 3대장과 판타지 무협 대체역사와 같은 메이저 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괴담호텔 탈출기’는 독특하게도 미스테리와 성장물 그리고 불교적 세계관이 섞인 작품이다.
현대를 살아가던 다양한 사람들이 호텔 내부에서 눈을 뜨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세상 공간이 아닌 듯한 호텔 속에는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들은 호텔을 탈출하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층마다 존재하는 호텔 방에 들어가 무언가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호텔 방은 전전하며 그 속에 기이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세상의 위협을 해결해 나간다. 각 방은 서로 다른 미스테리한 존재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설정도 배경도 시대도 다르다. 주인공 일행은 방을 해결해 나갈 수록 새로운 능력과 도구를 얻게 되고 성장해 나간다.
판타지, 무협이 아닌 미스테리 장르
‘괴담호텔 탈출기’는 메이저 장르가 아닌 것만으로 매력적이다. 최근 다양한 웹소설이 나오고 있지만 죄다 판에 박힌 양판소 소설(양산형 판타지 소설)이 많다. 시장 자체가 산업화 되면서,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비슷한 내용에 살짝의 변주만 주고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신선할지 몰라도 순위권 웹 소설 몇개를 보고 나면 흐름이나 구성이 익숙해지면서 질릴 수 밖에 없다.
양판소 소설에 비해 괴담호텔 탈출기는 꽤나 색다르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자의 능력이나 도구들도 우리가 자주 접하는 판타지나 무협에서 보던 것들과 다르다. 설화 속이나 괴담 속에서 나올 법한 능력과 도구들에 가갑다. 독특한 점은 불교적인 세계관을 담았다는 것인데 불교의 교리를 알기 쉽게 풀어 놓아서 읽다보면 어려웠던 불교 개념들이 이해가 되곤 한다.
상황과 세계에 대한 나름의 고찰도 나오는데 그부분도 신선하다. 단순히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해볼법한 딜레마나 문제들이 얽혀 제시된다. 주인공 일행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데, 다른 해법에 대해서도 열린결말로 나와 있어서 나만의 해법을 고민해보는 재미도 제공한다. 물론 워낙 꼬인 상황들이 많아서 딱히 이렇다할 정답도 없는 경우가 많다.
괴담호텔 탈출기 _ 미스테리가 주는 흥미를 잘 살린 웹 소설
202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