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해서 더 좋은 영화, 싱 스트리트
‘싱 스트리트’는 꽤나 담백한 음악영화다. 감독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이야기 자체는 꽤나 소소하다. 예쁜 여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밴드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모인 밴드 멤버들이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 영화를 보면, 영화라기보다는 각각의 뮤비사이에 소소한 이야기들이 덧붙여진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꽤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싱 스트리트의 주인공은 단연 음악이다. 스토리나 등장인물들은 음악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돌린 채 조용히 조연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하다.
그래도 음악을 했던 혹은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꽤나 공감갈만 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고민이 될때 음악을 만들며 해결한다거나, 이성친구에게 잘보이기 위해 연습을 하는 등의 행동은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아마 음악을 시작했던 이유를 꼽으라면 '이성'과 '고민과 반항'이 반절이상 일 것이다. 영화는 그런 공감가는 소재를 바탕으로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마치 '너네들도 이랬잖아? 그지?'라고 묻는 듯하다. 영화가 워낙 간략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전개되다 보니 자신의 추억을 대입시키기 좋다. 마치 어릴 적 앨범을보는 것 처럼 말이다.
우리는 ‘나만의 것’을 창작하고 성장한다
담백한 스토리일지라도 주제의식은 명확하다. 우리는 창작을 통해 성장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형이 방황하는 주인공에게 늘 해주는 말이 있다. '자신만의 음악을 해야한다'라는 것, 그리고 형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의 환호. 영화의 주인공은 형을 통해 성장했지만 이내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발견하고 온전히 자신만의 선택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시간이 흐른다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성장할까? 성장에는 아픔이 따른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고뇌하고 '선택'하여 온전히 자신만의 것을 만들었을 때 우리는 '성장'했다고 한다. 때문에 '성장=창작'이락 볼 수 있다. 영화는 그 소재를 음악으로 하였지만, 실제 삶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창작의 대상은 프로젝트일수도 영화, 자신만의 공간, 스타일 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고민하고 선택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영화 말미에 나오는 OST인 'Go now'는 지금 바로 선택할 것을, 지금이 아니면 나아갈 수 없음을 노래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해내는 것
삶에는 다양한 시기가 있고 각자의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다시하려해도 그때의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일들이다.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직 지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다. 그리고 다음 시기에는 다음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 그렇게 수 많은 'Go now'가 오늘의 내가된다.
미스테리가 주는 근본적인 재미를 잘 살린 웹 소설 _ 괴담호텔 탈출기
어느날 호텔에서 눈을 떠보니 각종 괴담을 마주하게 되었다
웹 소설 ‘괴담호텔 탈출기’는 노벨피아의 작품이다. 22년도에 연재를 시작하여 현재도 연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800화가 넘는 분량을 자랑한다. 이 웹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는 흔히 ‘회.빙.환’이라 불리는 회귀 빙의 환생 3대장과 판타지 무협 대체역사와 같은 메이저 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괴담호텔 탈출기’는 독특하게도 미스테리와 성장물 그리고 불교적 세계관이 섞인 작품이다.
현대를 살아가던 다양한 사람들이 호텔 내부에서 눈을 뜨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세상 공간이 아닌 듯한 호텔 속에는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들은 호텔을 탈출하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층마다 존재하는 호텔 방에 들어가 무언가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호텔 방은 전전하며 그 속에 기이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세상의 위협을 해결해 나간다. 각 방은 서로 다른 미스테리한 존재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설정도 배경도 시대도 다르다. 주인공 일행은 방을 해결해 나갈 수록 새로운 능력과 도구를 얻게 되고 성장해 나간다.
판타지, 무협이 아닌 미스테리 장르
‘괴담호텔 탈출기’는 메이저 장르가 아닌 것만으로 매력적이다. 최근 다양한 웹소설이 나오고 있지만 죄다 판에 박힌 양판소 소설(양산형 판타지 소설)이 많다. 시장 자체가 산업화 되면서,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비슷한 내용에 살짝의 변주만 주고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신선할지 몰라도 순위권 웹 소설 몇개를 보고 나면 흐름이나 구성이 익숙해지면서 질릴 수 밖에 없다.
양판소 소설에 비해 괴담호텔 탈출기는 꽤나 색다르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자의 능력이나 도구들도 우리가 자주 접하는 판타지나 무협에서 보던 것들과 다르다. 설화 속이나 괴담 속에서 나올 법한 능력과 도구들에 가갑다. 독특한 점은 불교적인 세계관을 담았다는 것인데 불교의 교리를 알기 쉽게 풀어 놓아서 읽다보면 어려웠던 불교 개념들이 이해가 되곤 한다.
상황과 세계에 대한 나름의 고찰도 나오는데 그부분도 신선하다. 단순히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해볼법한 딜레마나 문제들이 얽혀 제시된다. 주인공 일행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데, 다른 해법에 대해서도 열린결말로 나와 있어서 나만의 해법을 고민해보는 재미도 제공한다. 물론 워낙 꼬인 상황들이 많아서 딱히 이렇다할 정답도 없는 경우가 많다.
괴담호텔 탈출기 _ 미스테리가 주는 흥미를 잘 살린 웹 소설
202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