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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의 성기사_선함의 미덕을 이야기하는 소설

망겜의 성기사 후기
보기 힘든 인간예찬 웹소설
주인공은 끝까지 정의와 도덕을 외친다
우리 역시도 망겜 같은 세상에서 포기하면 안된다

세상이 망겜이 되고 사람들은 플레이어가 되었다

웹소설 '망겜의 성기사'는 꽤나 평범한 내용이다. 어느날 세상이 모바일 게임과 같이 바뀌었다. 게임처럼 지상에 몬스터가 등장하고 인스턴스 던전이 생겼으며, 지하 666층까지 이어져있는 무한던전이 생성되었다.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키우던 캐릭터의 능력치와 스킬을 이어받아 플레이어가 된다. 플레이어들은 군인처럼 세상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잡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검은탑이라는 인스턴스 던전이 대한민국 여러 지역에 발생하게 된다. 인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는 이 검은탑을 클리어하지 못하였고 그렇게 현 인류가 쌓아온 시스템이 전부 무너진다. 대한민국엔 3할 이상의 인구가 소멸했다.
주인공인 황건욱은 최초의 플레이어 멤버였고 검은탑을 유일하게 클리어해낸 영웅이었다. 검은탑 클리어 이후 신들에 의해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되고 30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감옥에서 풀려나게 된다. 주인공이 마주하게 된 30년이 지난 대한민국은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플레이어들이 왕과 귀족 행세를 하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던전탐험을 통해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다. 플레이어가 벌어들이는 게임 골드로 실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면서 플레이어긔 권력이 막강해져 있었다. 지하까지 이어진 무한던전은 마지막 층을 공략하면 소원을 이루어준다 하였고, 사람들은 이 무한던전에 도전하고 있었다. 주인공 황건욱은 대한민국의 이와 같은 변화를 인정할 수 없었고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무한던전에 도전한다.

정의와 도덕을 이야기하는 주인공

웹소설 망겜의 성기사가 매우 평범한 내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인상이 깊었던 이유는 도덕의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황건욱은 매우 도덕적인 인물로 나온다. 그래서 요즘 표현으로 '고구마 전개'를 만드는 인물이다. 사람을 너무 쉽게 믿고, 너무 많은 배려를 한다. 최근 웹소설의 트렌드를 보며 이기적인 주인공이 대세다.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 선과악의 경계를 너무나 쉽게 넘나든다. 착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배신당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원스럽게 전개되지만 악인의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이 선함과 도덕의 가치를 중요시하지 않는 웹소설이 늘어나게 된 이유는 시대가 변한 탓일테다. 과거의 장르소설 주인공을 보면 모두 정의롭고 도덕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주인공이 정의롭기에 그가 하는 행동이 정당화되고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모습에 카타르시스가 생긴다. 물론 그 정의와 도덕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지만 그 역시 영웅이라면 마땅히 감수해야할 부분이었다. 요즘들어 악인의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이 늘어나는 건 사람들이 선함의 가치에 대해 그리고 그로 인해 겪는 고난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정의와 도덕이 사라진 사회

언제부터인지 정의와 도덕을 이야기하는 것이 멍청하게 여겨지고있다. 개인에게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조금의 손해도 용납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존경하는 대상도 바뀌었다. 그 과정이 어찌되었건 많은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 과거에는 두려워는하되 그런 사람들을 욕하던 것과 상반된다. 이제 명백히 세상의 가치가 옮겨간듯하다. 정의와 도덕을 따지는 건 이제 구식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일까. 웹소설 '망겜의 성기사'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순수함과 정의는 오히려 새롭다. 너무 전형적인 인물이지만 요즘과 같이 악인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보기 힘든 유형이다. 이야기 속에서 끝없이 정의를 이야기하며 인간찬가를 실현하는 데 그 모습에 치유되는 느낌이다. 주인공 옆의 인물들도 하나 둘 주인공에게 감화되어 가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정의와 도덕이 작은 집단부터 사회를 바꿔가는 전개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세상이 망겜일지라도 우리조차 포기해버릴 수는 없다

웹소설의 '망겜의 성기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망겜과 같은 세상이라도 우리조차 포기해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웹소설 속 대부분의 인물들은 망겜이 된 세상에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지낸다.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따윈 하지않는다. 몇명은 그 망겜과 같은 세상의 시스템에 순응하고 자기 이득만 챙긴다. 같은 불행 속에서 누가 더 덜 불행한가를 겨루기 위해 끝없이 싸운다. 지금 우리네 세상과 같다.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 망겜처럼 느껴지고 해법도 없어 보인다. 그리고 똑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세상을 욕하면서도 자기 밥그릇 싸움에만 연연한다.
웹소설과 다른점이 있다면 실제 세상에서는 소원을 들어주는 신도, 한사람이 만렙을 찍어서 세상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개인의 영향력은 무척이나 작고 세상은 마법처럼 한번에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소설보다 현실이 더 망겜 같은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황건욱이 없었다면 그리고 거기에 감화되어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이 없었다면 결과는 참혹했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 역시 결국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으면 더 망겜으로 변할뿐이다. 어쩌겠는가 우리가 살아내야할 세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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