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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어려움

기획자의 어려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하기는 어려운 기획 일
수 많은 전제 조건으로 인해 자유로운 기획은 불가능
일을 주는 입장에서 오는 불편한 관계
기술이라기에는 넓고 애매한 직업적 특성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하기는 어려운 _ 기획자의 어려움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기획에 자격증은 없다. 다른말로 누구나 할 수 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시작만 놓고 보자면 허들이 없는 셈이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며 기획을 한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디로 여행을 갈지를 논할 때 계획하고 정리하고 실행한다. 이 모든 행위는 기획에 포함된다. 기획은 특별하지 않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목표와 방법을 정하는 일이다. 어떻게보면 우린 늘 기획을 하며 살아간다.

돈을 받고 하는 기획은 늘 어려운 변수를 준다

취미로써의 기획과 업무로써의 기획의 차이점은 변수의 존재다. 돈을 받고 하는 기획 일은 보통 난감한 변수 값이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다. 초기 자금이 부족하다던가, 기간이 한정적이라던가, 인력이 부족하다던가 하는 식이다. 이런 변수 값 속에서 원하는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이때부터 기획은 업무가 된다. 보통은 진짜 말도 안되는 조건이 많이 걸린다. 초기 기획자들이 상상하는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 속에서 만들어가는 기획은 잘 없다. 조건과 그 조건을 강제하는 다른 조건이 붙게 된다.
말도 안되는 조건 속에서 결과물을 어떻게 낼까? 기획자는 목표 지점을 이해하고 그 목표를 향해가는 최단 루트를 찾는 일을 한다. 당연히 조건이 많을수록 최초 요구 사항 그대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정을 거친다. 일정, 자금, 인력, 기능 등 많은 조건을 조율해 현실 가능한 선으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한다. 문제는 이 조정 과정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마찰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데 그 마찰에 작용하는 윤활유는 기획자의 헌신이다.

누군가에게 일을 줘야만 한다

기획자는 보통 일을 주는 입장이다. 정확히는 회사에서 일을 만드는 사람이다. 최근 미니 CEO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을 받는 입장에서는 일을 주는 사람을 좋아하기 힘들다. 직무적인 관계에 따라 이해한다고 해도 때론 감정이 앞설 때가 있다. 잘 정리해서 깔끔하게 일을 줘야 보통이고, 조금만 틀어지면 기획이 욕을 먹기 쉽상이다. 개인이 일을 잘 정리한다고 해서 일을 깔끔하게 주기도 어렵다. 기획자 위에는 또 경영진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의도에 따라 판이 뒤집히기도 한다. 당연히 기획자가 주는 일 역시도 뒤집힌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게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대부분 쉽지 않다.

끝없는 커뮤니케이션의 늪

기획자는 혼자서 일하지 않는다. 기획을 하면 이를 실행해줄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기획을 실현시키는 플레이어는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 등을 뜻한다. 목표를 세우고 플레이어들에게 일을 전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서로 다른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온전히 이해하고 납득하는 경우는 잘 없다. 보통은 끝 없이 무언가를 만들고 설명하며 기회자가 설득해 나가야만 한다. 가끔은 프로젝트가 끝날때 까지 이 일을 반복한다.
기획자의 능력 중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게 여기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기획자를 보면 하루종일 회의하거나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다. 초기 기획 단계를 제외하고는 늘 누군가와 협업해야 하기 때문에 일 단위 대화량이 상당하다. 기획자를 하고 싶다면 이 ‘대화’라는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가끔 나를 적대하는 사람과도 열심히 대화를 해야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기술이라 부르기에 넓고 애매하다

기획도 하나의 기술이다. 깊이 탐구해보면 꽤나 전문적인 영역이다. 그래서 시작하기는 쉬우나 잘하기는 어렵다. 본인이 잘하는 기획자라면 빠른 성장과 더불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기획은 기본적으로 가지는 기술과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다. 그러다보니 오래된 기획자라고 해서 특정 보유 기술을 이야기하거나 선보이기 애매하다. 타 직업군은 적어도 결과물이나 스킬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기획자는 그런 부분에 있어 약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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